“상업용인 PC방 노하드 보안 솔루션이 개인 PC보다 강력해”
난데없이 나타나 PC방 게임 순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팔월드’로 인해 다시 한번 스팀 게임에 대한 조명이 한창이다. 특히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 PC방이 스팀 계정 해킹에 취약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PC방 컴퓨팅 환경과 글로벌 게임 유통 서비스 스팀(Steam)과의 궁합을 점검하는 분위기다.
불과 일주일 전 스팀 게임 ‘팔월드’가 PC방 게임 점유율 TOP10에 이름을 올리면서 PC방 업주들은 인기 신작의 등장을 반기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PC방 업주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PC방에서 스팀에 접속하면 해킹당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특히 스팀발 인기 게임이 등장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PC방 PC를 유지보수하는 노하드솔루션 업체들은 PC방이 스팀 보안에 취약하다는 소문과 관련해 가당치도 않다고 일축했다. 노하드 서버는 방화벽으로 관리되며, PC를 재부팅하는 순간 일괄 초기화되고, 검증된 파일만 사용하는 데다가 각 게임사별 보안 프로그램도 빠짐 없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노하드 업체 관계자는 “PC방 손님들은 PC방 컴퓨팅 환경이 보안 측면에서 얼마나 엄격한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 자신의 스팀 계정이 탈취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엄한 PC방을 해킹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인터넷에 ‘PC방에서 스팀 계정이 털린다’는 게시물들이 돌고 있어 내용을 살펴봤는데, 황당무계한 내용들이었다. 노하드 업체 관계자가 작심하고 PC방 손님의 스팀 계정을 탈취하지 않는 이상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PC방 컴퓨팅 환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억측이 이런 소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노하드 업체 측은 “유력 게임사들의 이름을 내건 시그니처 매장도 관리하고 있고, 스팀 이용률이 훨씬 높은 외국 PC방도 관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손님들의 스팀 계정이 탈취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래도 보안은 안심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PC방 노하드 업체들은 매일 같이 직원들의 스팀 계정으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한다. 만약 PC방 보안이 취약해 계정이 탈취된다면 노하드 업체 직원들의 스팀 계정이 가장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에는 PC방 점유율 1위의 글로벌 매신저 디스코드에서 한국 PC방 IP에서 접속한 다수의 계정을 차단한 사례가 있었다. 취재 결과, 디스코드가 한국 PC방 환경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국내에 지사도 없다보니 벌어진 해프닝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한번 발생하면 PC방 업주들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PC방 보안에 대한 괴담이 돌면 PC방 이용을 꺼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지사도 없는 업체가 PC방에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면 불안감은 더 심해진다.
당시 디스코드 측은 “계정 정지 작업 중 한국 PC방에서 접속한 이용자들이 무고하게 영향을 받았다. 일시적인 기술적 문제로, PC방 접속 계정을 모두 완전히 복구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PC방과 전혀 관계가 없는 디스코드의 문제였지만 애꿎은 PC방이 피고인석에 서버린 것이었다. 스팀도 마찬가지로, 아이템 거래 기능을 도입한 이후 PC방과 무관하게 해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물론 노하드솔루션 업체들도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PC방이 집보다 안전한 보안 상태’라는 점을 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