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식 품목, 전년 대비 최대 6% 이상 올라
품질 높이거나 토핑 메뉴 등 가격 인상에 명분 만들어야…
“삼겹살 매입 가격이 올랐는데 판매가를 얼마나 올려야 할지 고민이네요”
새해 들어 식재료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일선 PC방 업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판매가를 올렸다는 업주도 있지만, 고객 저항과 판매량 감소가 우려돼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업주들도 상당하다.
PC방의 경우 이른바 ‘500원 치기’로 불리는 고질적인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고, 당초 PC방 먹거리는 ‘가성비’ 전략을 내세웠던 터라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섣불리 가격을 올렸다가 인근 매장으로 고객이 이탈하거나, 아예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식음료를 해결하고 오는 고객도 있을 수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벌써 가격을 정했어야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유다.
이런 PC방과는 달리 일선의 음식점들에선 판매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외식비 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기준 냉면 가격은 12,000원으로 전년(11,308원) 대비 6.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빔밥은 10,577원에서 11,192원으로 5.81% 인상됐고, 김밥은 3,323원에서 3,500원으로 5.33% 올랐다. 주요 외식 품목 대부분의 가격이 대폭 오른 가운데, 삼계탕(16,846원→17,269원) 가격 인상률은 2.5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요 외식 품목의 가격 인상률은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외식 품목 중 가격 인상률이 가장 낮았던 삼계탕마저 물가상승률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최근 들어 연이어 식재료 가격이 인상되면서 판매가격에 곧바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서울지역 기준 칼국수 가격은 한 달 사이 0.85% 인상됐고, 비빔밥의 경우도 0.73% 올랐다. 연간 인상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가 바뀌는 1월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요식업 관계자에 따르면 원가 상승에 따른 무조건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자 충성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가격 인상에도 나름의 명분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이를테면 식재료 품질을 올려 음식 맛을 높인다거나, 곱빼기 또는 반반 메뉴를 신설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추가 매출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
토핑 경제 트렌드도 PC방에 접목해볼 만한 방법이다. 계란 프라이, 소시지, 만두 등 기존 메뉴와 함께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곁들임 메뉴를 더한다면 매출 하락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